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이 다 잘 풀리기를 빕니다.

연말 인터넷에서 본 지난해의 감동적인 사진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뉴욕의 차디찬 길거리에서 맨발로 떨고 있는 노숙자노인에게 양말을 건네는 경찰관, 지저분한 빈민가에서 맨발로 있는 어린 소녀에게 자기의 슬리퍼를 주고 있는 노인, 어미 잃은 병아리새끼들을 정성껏 보살피는 여인의 손길 등등 그런 사진들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모습이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이더군요.

그중 가장 감동적으로 마지막에 꼽은 사진은 신도림동 지하철역에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승객 한 사람이 그만 차량과 플랫폼 사이에 끼이고 만 사건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가 건너편에 진입하던 열차의 기관사가 발견하고, 급정거를 한 뒤 뛰쳐나오고 뒤이어 여자 승객들이 비명을지르고 하여 사태를 알았지만 그 사람을 구조하기에는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답니다.

바로 그 순간 정거해있던 열차의 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승객들이 모두 열차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끄덕도 하지 않았답니다. 더 많은 승객들이 붙어 “하나, 둘, 셋” 구령을 부르며 힘을 모았습니다. 차츰차츰 차량이 기울어지고 그 승객을 끌어냈습니다. 납작해진 채 기절한 승객을 구해낸 것입니다.

모두가 바쁜 시간, 남자나 여자나 노인이나 젊은이나 구별 없이 “하나, 둘, 셋”의 구령에 맞춰 힘을쓴 사람들의 모습이 감동으로 찍힌 사진에는 2002년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4강에 올랐던 우리 국민들이 부른 “대한민국”보다 더 큰 함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감동 아니겠습니까?

새해에는 이런 감동들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는 세상이 이런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빕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더 어렵고, 힘든 이들과 나누면서 함께 사는 사랑이 온 누리에 퍼지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송정림이란 작가를 좋아합니다. 그 분이 쓴 책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에서 본 한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한양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데요. 비는 강의시간에 커피숍이나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이
학생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답니다. 배식시급 5,500원, 식기세척 7,000원을 받고 빈 강의시간에 일을 하고, 그 돈은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데 쓰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공모를 하니 60여명이 지원을 했고 빈 강의시간이 식사시간에 맞는 39명이 우선 선정되어 일을 했답니다.
이렇게 해서 받은 시급은 식권으로 받아 학교를 통하여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십시일반’이 아니라 ‘십시일밥’으로 학생들이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어느 학생이 말했답니다. “라면으로 하루 끼니를 다 때우는 친구를 위해 일한다.”작가는 말하네요. “우리 젊은이들, 이렇게 멋져도 되는 겁니까!”

저도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이리 멋질 것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감동으로 넘쳐나는 새해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