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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선거구 증설 탁상공론
육심무 기자  |  smyo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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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7.17  15: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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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가 17일 이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광역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증설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시 의회는 내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광역시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가 7개로, 대전보다 인구가 적은 광주광역시보다 1석이 적어 지역 홀대론까지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지역별 최대인구 지역구와 최소인구 지역구 간 인구 편차를 살펴볼 때 광주광역시는 그 차이가 31만8,439명인 반면, 대전광역시는 29만7,839명으로 편차가 더 적음에도 상대적인 불이익과 차별을 받고 있고, 유권자 투표의 가치인 ‘표의 등가성 원칙’에 반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의회는 대전광역시 지역선거구 증설에 대해 당위성을 갖고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둔 시점부터 선거구 증설을 국회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번번히 좌절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당하고 별다른 진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지역에 필요한 국가보조금, 지방교부금 등의 국비확보 및 국책사업유치 과정의 불이익도 감수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에도 지역선거구 증설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대전지역 정치권의 역량 약화로 이어질것이며, 결과적으로 각종 지역 현안 및 과제 해결을 위한 국비 확보와 각종 사업에서 불이익이 계속된다며, 대전광역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증설을 강력히 촉구·건의했습니다.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일동으로 된 이 건의문은 언듯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건의안이 받아들여져 선거구가 증설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우선 12년 전에도 대전시는 광주광역시보다 인구가 많으면서도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광주가 8명 대전이 6명이었습니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도 지금과 똑같은 논리로 국회의원 증설을 요구했는데 그나마 당시에는 최소한 추진 의지는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입주가 시작된 서구 도안신도시 지역을 유성구로 편입시킨,s 행정구역 개편을 하면 유성구 인구가 선거구를 분구 해야하는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서구갑 지역구 의원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자신의 표밭을 넘겨줄 수 없다고 반대했는데, 우선 정부에서 인위적인 행정구역개편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확실한데 망신당할 일을 할 필요가 없고, 조금만 지나면 유성구 인구가 증가해 당연히 의석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도안신도시 지역을 유성구로 편입시키는 행정구역조정안은 당시 대전시장이 열의을 가지고 정치권과 구청을 설득했지만 서구 지역구 의원과 서구청의 반대로 행정구역조정안의 서류조차 정부에 내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같은 시기에 광주광역시와 자치구 및 의원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광주광역시는 인구 감소와 신개발지역으로의 역내 인구 이동으로 인해 2석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줄어들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소한 1석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모두가 예측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부가 인위적인 행정구역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지역 의원 말씀대로라면 광주와 대전은 19대 국회에서는 공평하게 6석의 지역구를 가지게 되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광주는 8개 선거구를 지키기 위해 시장과 국회의원들, 5개 구청장이 모여 ‘광주맨더링’이라고 지탄받을 행정구역 조정을 논의했습니다.

 5개구의 행정구역을 8석의 의석을 지킬 수 있도록 이리 쪼개고, 저리 붙이고 하는 게리맨더링을 실현해 행안부에 행정구역개편안을 올렸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경우 인접 선거구의 국회의원 정수를 지키기 위해 가뜩이나 적은 인구임에도 최소한의 인구를 남기고 나머지 구역을 인구를 상대적으로 부자구에 내어주었습니다.

 행정구역조정안에 대한 지역 공청회 등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딱 하나의 시민단체 만이 의석을 지키기 위한 ‘광주맨더링’이라고 비난했지만 절대 다수의 기관 단체와 지역 언론은 국회의석 지키기가 아니라 주민들의 행정 편의를 위한 바람직한 행정구역 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5개구를 모두 이리 쪼개고 저리 붙이는 행정구역조정안을 행안부로부터 승인받아 지금도 8개 의석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고로 광주광역시와 자치구 및 지역의원들은 주민 편의를 위한 행정구역 개편이라면 언제든지 실천했고, 앞으로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대전은 어떨가요?

 대전이 지역구 의석을 늘리려면 먼저 행정구역조정을 통해 선관위가 설정한 인구 기준을 맞추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대전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유권자 편차 등 여러면에서 전국에서 모범이 될만큼 지역구 증설에 불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가와 정치학 개론의 차원에서 본다면 전국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거구 획정이라는 말입니다.

 대전이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에 정말 실천 의지가 있다면 가장 손쉬원 방법은 먼저 중구에 인접한 서구에서 인구가 많은 경계지역을 중구에 내주어야 합니다.

예전에 유성구로 편입시키려던 도안 지역과 개발이 한창인 용문동 지역 등을 중구로 내주면 중구는 인구가 늘어 당연히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조건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도 모자라면 인구가 빈약한 동구와 대덕구도 독립선거구를 유지할 최소한의 인구만 남겨놓고 인구가 많은 인접 지역을 중구에 내어주어야 합니다.

 여기에 여유가 있는 유성구가 쪼그라든 대덕구에 대덕연구단지 등을 할양하는 모범을 보인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정부에서 행정구역개편안을 받아줄지 말지는 차치하고 우선 먼저 대전맨더링을 통해 8석의 국회의원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는 인구 요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총선을 9개월 여 남겼지만 선거구 획정은 초일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해 행정구역조정을 이끌어내고, 행안부에 이를 승인받을 정치력이나 의지가 우리 지역 정치인들에게 과연 있을까요?

 이처럼 준비도 안되고 실현할 기초적인 준비도 안해놓은 상황에서 국회의원선거구 증설 촉구안을 의결한 대전시의회는 자신들이 지역을 위한 일을 하는 척 시민을 속이는 건지, 아니면 국회의원선거구 획정 등에 대한 상식조차 없는 건지, 아마 둘 다가 아닐까요?

 최소한 선거구 획정 등에 대해 법규만이라도 읽어 보았다면 이런 보여주기식, 아니면 안될 줄 뻔히 알면서 말로만 떠들어 보는 농담 수준의 건의안을 의결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대전시의원들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상관하지 않지만 다른 시도에서는 대전시민들의 수준을 시의회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까봐 얼굴이 뜨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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