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이 본격화된 요즘도 세종특별자치시 갑 선거구에서는 선관위에 후보자 등록이 끝난 상황에서 공천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어낸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영선 변호사에 대한 뒷얘기가 무성하다. 세종특별자치시 갑 선거구는 시 남부지역인 한솔동, 도담동, 보람동, 새롬동, 대평동, 소담동, 반곡동, 집현동, 부강면, 금남면, 장군면 지역인데 한 마디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지역이다. 행복도시 건설로 인한 인구 증가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독립선거구로 분구됐다.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와 서울에서 이전한 공사 공단 국책연구소 등이 자리한 이 선거구는 전국에서 평균 학력이 높고, 충청지역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라는 부러움을 사고 있다.

또 이 곳은 서울 다음으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가 심한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전국에서 부동산 투자 혹은 투기 세력이 몰리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무원이 많은 지역에서 생각보다 야당 혹은 진보 정당의 표가 많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후 실시된 3번의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세종시 갑이 처음 독립선거구로 분구된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56.45%의 득표율로 32.79%를 얻은 국민의힘 후보를 제지고 당선됐으나, 홍 의원이 당선 가능성이 높음에도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권변호사의 타이틀로 경선에 나선 이영선 변호사가 대전서구갑 예비후보에서 세종갑 선거구 예비후보로 갈아탄 후 경선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전세피해대책 TF단장을 맡아 활동했던 이 변호사는 당시 “한 명이 다가구주택 몇십 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돈줄 역할을 한 금융기관이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산 조회를 해보면 특정인의 부동산 내역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며, 전세 보증을 특히 많이 놓는다는 사실은 얼마든지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 대출을 많이 해줬다는 것은 미필적 고의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해당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대출을 통해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1순위 저당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것.
이 변호사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 서갑 총선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과 출마 기자회견 등 선거 활동을 이어가면서 대전 전세사기 피해 대책 공동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자랑했었다.
그는 대전시의회에서 가진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시대엔 새롭고 유능한 일꾼이 필요하며, 내년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하겠다”면서 “저는 민주당에서 20년 동안 각종 당직을 맡으며 선명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전세사기 피해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등 각종 민생 해결 능력을 쌓아온, 선명하고 민생 해결 능력이 있는 지금의 대전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피력했었다.
그는 “현재 시의 가장 큰 사회문제는 전세 사기로, 피해 규모는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어떤 정치인도 피해자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는 민주당 대전시당 전세사기대책TF 단장과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자문 변호사를 맡는 등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보호와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한 후 “국회의원이 된다면 제1호 법안으로 피해자들이 간절히 요구하는 ‘선구제 후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던 그는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에서 돌연 세종갑으로 총선 도전 지역을 바꾸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더불어민주당 4인 경선을 뚫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그런데 세종시 선관위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황에서 부동산 갭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당은 그의 공천을 취소하며 제명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은 23일 “이재명 당 대표가 세종갑 이영선 후보를 제명하고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영선 후보가 재산 보유 현황을 당에 허위로 제시, 공천 업무를 방해했고 이를 ‘당헌과 당규를 위반한 중대한 해당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영선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후보의 공천이 전격 취소된 가운데, 그가 공개한 부동산 대부분은 세종이 아닌 타 지역 재산으로, 상호금융권 은행까지 동원한 영끌 갭투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등록 재산 공개에 따르면 이 후보는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총 38억287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아파트는 △경기 고양 일산서구(145.82㎡) △인천 서구 검단로(74.93㎡) △다른 인천 서구 검단로(84.72㎡) △세종 반곡로(84.45㎡) 등 4채다. 이 가운데 세종 반곡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배우자 공동 소유다.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 동탄대로 9가길(65.51㎡) △경기 수원 영통 대학로길(39.50㎡) △다른 경기 수원 영통 대학로길(40.70㎡) △대구 달서구 와룡로 31길(84.83㎡) △대전 유성 도안대로(84.97㎡) △경기 구리 갈매순화로(39.00㎡) 등 6건이다.

세종지역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는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고, 거기서 나온 보증금을 재투자한 전형적인 갭투기로 보이며, 이는 한 지역이 아닌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일반인이 어쩌다 한번 해본 것이 아니라 상습적, 혹은 전문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면서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인권변호사로, 민주당 대전시당 전세사기대책특위 단장으로 포장했던 것은 결국 사기였다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세종시 갑 지역, 즉 행복도시는 서울 다음으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규제가 심하고, 부동산 투기가 지역경제와 발전을 해친다는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는 곳“이라며 ”몰라서였다지만 국회 제1당이 주민들이 가장 싫어할 만한 후보를 내놓은 것은, 또 뒤늦에 공천을 취소해 유권자들의 선택의 기회를 없앤 것은 지역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할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배우자가 자신도 모르게 투자했고 이번에 공천받고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하루 아침에 후보를 잃은 세종시민은 둘째치고, 대전에서 그를 믿고 전세사기 피해 복구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피해자들은 생각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영선 변호사의 재산신고내역을 보면 자신의 재산 38억 원 중 37여 억원이 대출로, 전형적인 갭투자 방식으로 대전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당한 그 방법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또 “전세사기 유망주를 전세사기피해자대책 단장으로 임명해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척했던 민주당 대전시당이 입을 닫고 있다”며 “진정으로 민주당 대전시당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자 한다면, 이영선 변호사를 민주당 전세사기대책 단장에 임명한 것과 공천 취소에 대한 입장을 대전시민들에게 조속히 입장을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영선 후보의 탈락으로 세종갑은 국민의힘 류제화 세종시당위원장과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맞대결로 선거가 치러지게 되었으나 시민들의 이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관심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