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소재 건설회사에 다니는 김 모(36·여)씨는 요즘 매달 불어나는 정기 적금통장 금액을 보면 신이 난다.

김 씨가 지난 8월 가입한 이 적금통장에 매월 자기 돈 30만원을 넣으면 회사에서 20만원, 옥천군에서 30만원을 추가로 넣어 주기 때문이다.

그는 가입한 이 공제는 충청북도와 도내 각 시・군에서 올해 첫 시행하고 있는 ‘충북행복결혼공제’ 사업으로, 중소(중견)기업 미혼 근로자의 결혼을 장려하고 해당 기업에 장기 근로를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근로자(30만원), 기업(20만원), 지자체(30만원)가 함께 5년 동안 매월 80만원을 적립하며, 이 기간 중 근로자가 결혼을 하고 그 기업에서 계속 일하고 있으면 만기 후 적립금 4800만원에 이자까지 5000만원 정도를 근로자가 찾아 간다.

결혼과 근속이라는 두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5년 간 자기 돈 1800만원 내고 회사와 지자체에서 지원해 준 3000만원까지 받아가는 구조로, 근로자에게는 엄청나게 남는 장사다.

▲ 충북행복결혼공제 통장

군에 따르면 얼마 전 군북면 소재 기계 제조회사에 다니는 황 모씨(28, 남)가 결혼공제사업 지원 신청서를 내 올해 사업목표량인 13명을 모두 채웠다.

황 씨는 고용노동부의 청년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 중복제한 때문에 이 공제 신청을 못했었지만 지난 달 청년 내일채움공제가 만기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던 군 담당 공무원이 잊지 않고 회사에 전화해 그를 가입할 수 있게 안내했다.

충북행복결혼공제 가입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충북도 내에 주소를 두고 있어야 하며, 인근 대전에 살고 있던 황 씨는 이 공제에 가입하기 위해 회사 기숙사로 이사하고 주민등록을 옮겼다.

군 관계자는 “올해 결혼공제사업과 관련된 문의 전화를 30번 정도 받았는데, 회사 대표나 관리급 직원이 전화한 경우 대부분 가입을 받았지만 근로자가 전화한 경우 대부분 포기하더라”고 말했다.

그 만큼 이 공제사업의 가입 여부는 직원에 대한 관심과 매월 내는 공제금의 회사 부담 분 20만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의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

예로 옥천읍에 있는 의료기기 제조기업 에이스메디칼(주)에 3명, 군서면 화학물질 제조업체 ㈜창조에는 2명의 근로자는 이 기업의 대표들이 가입을 먼저 권유했다.

한편 내년에는 이 사업이 청년농업인까지 확대될 전망으로, 충북도 청년정책담당관은 얼마 전 올해 지원 중인 가입자 수에 내년도 신규 모집자 수가 포함된 내년도 결혼공제사업 예산안과 사업량을 각 시군에 전달했다.

신규 모집자 중의 일부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