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비엔날레를 다녀왔습니다.

2011년 옛 연초제조창에서 비엔날레가 열리게 된 이래 세 번째 맞는 이번 비엔날레는 공예에 대한 종합적인 면모를 볼 수 있고, 전통을 통한 현대 공예의 모습을 조감할 수 있도록 기획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 그 속에 행복을 찾아보는 내용이 서두에 열려있었습니다.

이번에 특별히 세계적 인문예술가인 ‘알렝 드 보퉁’이 기획한 전시관도 연관되어 있더군요. 거기에서도 보퉁은 예술과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우리 전통가구에 있는 문양에서 보는 박쥐의 장식이었습니다.

박쥐하면 보통 우리에게는 이중성격의 나쁜 동물,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깜깜한 동굴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는 겁을 주는 공포의 대명사로 알려진 동물 아닌가요?
 

기획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니 박쥐를 한자로 ‘편복(??)’이라 쓴다고 합니다.

여기의 복(?)과 행복의 복(福)이 같아 우리 선조들은 집안가구에 박쥐모양의 장식을 붙여놓았다고 합니다.

하기야 그 모양을 보니 그리 기분나빠보이지는 않더군요.

미국에서 만든 영화 ‘배트맨’도 박쥐모양의 옷을 입고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으로 사랑을 받는 것을 보니 수긍이 가더군요.

왜 박쥐는 이런 양면성이 있을까요.

생김새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검은 모습의 쥐 같은 외모에 주로 동굴 안에 살고 있는 야행성이기에 나쁜 쪽의 연상이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과학동아 2013년 4월호에 박쥐를 소개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타이틀이 ‘진화의 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간단히 소개드리면 박쥐는 전 세계 포유류 중 20%를 차지하며 약 1,200여종이 살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23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박쥐는 주로 곤충을 먹이로 하며,한 마리가 약 3,000개의 곤충을 먹는다고 합니다.

잘못 알려진 흡혈박쥐는 남미에 사는 3종으로 그것도 사람이 아닌 가축이라고 합니다.

이 박쥐는 두 가지 첨단능력을 지녔다고 합니다. 먼저 유일하게 하늘을 납니다. 날다람쥐처럼 바람을 타고 내려오는 활강이 아니라 비행을 한답니다.

두 번째는 어둠에 적응해 레이더 능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입으로 주파수가 수십~200㎑에 달하는 초음파를 1초에 10~200회 빈도로 발사한 뒤, 반사된 음파를 감지한다는 것이지요.

초음파만으로 나방 같은 곤충을 사냥하는 모습은 경이 그 자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박쥐는 생긴 모습과 달리 첨단능력을 갖고 우리 인류에게 꽃가루를 옮겨 벌처럼 식물 생태계를 연결시키고 해충을 잡아먹는 등 큰 도움을 주는 이로운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박쥐를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서 복을 주는 동물로 알려준 우리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