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교향악단은 26일 저녁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5 낭만 선율을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재일 교포 출신으로 일본 정상급 지휘자로 인정받는 김홍재 지휘 아래 젊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호흡을 맞추며,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서곡>을 시작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77>,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 작품 88>을 선보인다.

지휘를 맡은 김홍재는 무국적 재일 조선인이라는 굴레를 과감히 떨쳐내고 일본의 최정상급에 우뚝 선 지휘자로, 일본 양대 지휘자 콩쿠르 상인 ‘사이토 상’(79년)과 ‘와타나베 상’(98년)을 모두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사히TV 등 방송 프로그램의 지휘자를 맡으며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나고야필하모닉, 교토필하모닉, 도쿄시티필하모닉의 등 일본 유수 교향악단의 지휘자를 거친 후 독일로 건너가 작곡가 윤이상의 문하에서 작곡법과 지휘를 사사하였다.

협연자로 나서는 김수연은 바이올린의 명가 아나추마첸코 교수가 제일이라 인정하는 젊은 거장이다. 그녀는 첫 콩쿠르였던 2003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단번에 실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2006년 하노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4위에 입상하면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BBC매거진에서는 “최고의 감동, 놀라울 정도로 균형 잡힌 연주, 메마른 감성의 청중이 아니라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연주회는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서곡>으로 첫 막이 오른다. 베르디 오페라의 황금기를 장식한 이 작품은 특히 시칠리아 무곡풍의 멜로디와 격렬하고 웅장한 서곡이 유명하다.

이어지는 무대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77>이다.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의 백미이자 브람스가 남긴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이 작품은 교향곡에 맞먹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편성과 낭만주의의 특유의 화려한 선율이 특징이다. 협연자로 나선 김수연은 평소 소리를 중요시하여 맑고 정교하면서도 풍부하고 밀도가 높은 바이올린 음색을 들려준다고 알려졌다. 이전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바이올린으로 가능한 모든 소리를 들려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김수연이 들려주는 브람스의 소리가 기대된다.

마지막 무대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 작품 88>이 장식한다. 작곡가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며, 이전 교향곡과는 다른 자유로운 형식을 갖춘 작품이다. 원숙기에 접어든 작곡가 자신의 민족적, 정서적 배경을 가장 적극적으로 드러낸 명작인 이 곡은 보헤미아의 시골길을 산책하는 듯한 낙천적인 아름다움과 정열적인 힘이 특징이다. 행진곡을 연주하듯이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트럼펫 소리, 저음의 현악기들이 뽑아내는 서늘한 리듬, 새가 지저귀는 듯한 플루트와 오보에 등 이 곡은 유난히 빨리 더위가 찾아온 5월 밤에 시원한 선율을 선사한다.